제목 형산강 수은 대책 감감 어민 생계 막막
내용 경북 포항 형산강 재첩과 퇴적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수은이 검출되고 3개월 째 조업이 금지되면서 강에서 어업활동을 하던 어민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민들은 포항시가 장기간 어획을 중단시키고는 보상이나 준설 등의 대책은 내놓지 않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일 포항시에 따르면 형산강 포항구간에서 재첩 등 패류채취 어민이 7명, 참게 등을 잡는 자망어업과 장어 등을 포획하는 연승어업 어민이 13명 등 어업면허권자는 20명이다.



포항시는 지난 8월4일 ‘형산강 퇴적물 및 재첩에서 기준치 초과 수은이 검출됐다 ’는 이유로 이들 20명에 수산물 포획 및 채취 중단을 통보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로 인해 어업 면허권자 20명은 3개월째 조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형산강에서 장기간 어획이 금지되면서 강에서 망둥어와 민물장어, 참게 등을 잡아 생계를 꾸렸던 어민들은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형산강 어민 황모(48)씨는 “3개월 째 일을 못해 돈을 벌지 못하니 결국 아내가 울면서 적금을 깨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강을 관리 감독하는 포항시가 잘못해 수은에 오염됐는데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들만 입어 분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여기다 어민들은 포항시가 형산강 프로젝트 등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수은 오염 대책에는 별다른 진척이 없자 더욱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포항시는 현재 포항 남구 상대동 형산강변에 국비 등 9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수상레저타운을, 남구 연일읍 일원에는 총 사업비 35억원의 에코탐방로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형산강 수은 검출 사건 후 포항시가 오염도 기초 조사 등을 위해 긴급하게 마련한 사업비는 2,200만원에 불과하다.



어민 김모(60)씨는 “과거 울산시도 중금속에 오염된 태화강의 퇴적물을 준설할 때 일부 보상을 해 준 뒤 공사가 끝나고 어민들에게 다시 면허를 부여했다”며 “그러나 포항시는 기한도 없이 기다리라는 말만 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강에 그물과 통발을 걸어놓고 수시로 물고기를 잡아 수은 등을 검사, 아직 기준을 초과하는 중금속이 나오지 않았으나 안심하긴 이르다는 판단에 조업 재개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라며 “어민들의 어려움은 안타깝지만 면허가 나갈 때 ‘공익사업 등에는 허가를 제한할 수 있고 어민은 보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돼 있어 보상해 줄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어민 김모(51)씨는 “과거 포항시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형산강 강폭을 넓히는 공사를 추진하면서 하천부지 불법경작도 보상했다”며 “포항시가 형산강 퇴적물 준설 작업 계획도 아직 세우지 않았으면서 공익사업을 이유로 보상해 줄 수 없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한국일보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