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용 ‘쓰레기 시멘트’ 수은 등 중금속 7종 검출
99년이후 폐기물 원료로 사용…4년새 아토피 13배 국민 절반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주요 건축자재인 국산 시멘트에서 수은과 크롬 등 유해 중금속 물질이 다량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문화일보가 단독 입수한 충남대 화학과 이계호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산 시멘트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인 수은과 6가크롬을 비롯해 납, 카드뮴, 비소, 바륨, 안티몬 등 7종의 유해 중금속 물질이 검출됐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원인이기도 한 6가크롬은 동식물 생육에 지장을 초래하는 토양오염대책기준치보다 6배 이상 높게 나왔다.
국산시멘트에서 중금속이 다량 검출된 것은 지난 1999년 환경부가 자원재활용과 비용절감을 이유로 산업폐기물을 시멘트 원료 및 제조연료로 사용토록 허용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환경부는 쓰레기 원료 시멘트 제조와 관련, 중금속 제한기준을 마련하지도 않았고 시멘트 완제품과 함께 이를 사용한 건축물이 인체에 미칠 유해성에 대한 역학조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쓰레기 원료 시멘트 제조가 허용된 이후 국내에서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급격히 증가, ‘새집증후군’이 중요한 생활환경 이슈로 대두됐다. 2001년 이후 신축된 아파트는 186만가구로, 국내 총 아파트 가구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1년 아토피 유병률은 1000명당 5.07명에 불과했으나 2005년에는 1000명당 70.08명으로 무려 13배나 늘어났다.
반면 이 기간중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산업폐기물이 가장 많이 사용된 2003년과 2004년에는 각각 2639t, 2883t의 쓰레기가 시멘트 원료로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2003년 국내 7개 시멘트 제조업체들의 매출액은 4조3603억원,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률(8%)의 3배나 되는 수치다. 이에 앞서 이들 시멘트 업체는 유해폐기물의 국가간 거래를 금지한 바젤협약까지 어겨가며 발암물질인 6가크롬이 지정폐기물(1.5ppm)보다 높은 석탄재(2.19ppm)를 수입해오다 지난해 12월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환경부가 미처 시멘트 원료의 폐기물 기준을 만들어놓지 못한 탓에 이들 업체를 처벌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시멘트 원료의 폐기물 기준은 시멘트 제조업계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돼 있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폐기물 관리 기준에 대한 입법을 환경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지난 6월 국회에서 ‘시멘트에서 6가크롬외 중금속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환경부는 또 지난 7월에야 시멘트 원료인 산업폐기물 관리 기준을 입법예고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기존의 중금속 검출 결과 보고서는 검토조차 하지 않은 채 시멘트제조업체들로 구성된 양회협회의 요업기술원 보고서만을 인용, ‘중금속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국가청렴위원회는 환경부의 산업페기물 시멘트 관련 법령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산업폐기물로 제조된 시멘트가 새집증후군과 연관돼 환경부 이슈 중 가장 심각한 문제로 여겨진다”며 “향후 본격 실태조사와 함께 현행법령 전반에 대해 깊이 있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경부 산업폐기물과 허고 사무관은 “(쓰레기 원료 사용 시멘트의 중금속 검출 결과는) 조사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는데 우리가 근거로 삼은 자료는 양회협회에서 요업기술원에 발주한 연구결과며, 요업기술원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다”고 말했다.
허 사무관은 시멘트의 인체유해성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주민들 때문에 환경과학원에서 올 연말까지 해당 주민들에 대한 건강조사는 하고 있다”며 “그러나 유해성 역학조사는 보건복지부에서, 시멘트 완제품 품질관리는 산업자원부에서 각각 맡고 있다”고 밝혔다.
◆쓰레기 시멘트 = 석탄재와 슬래그, 슬러지(하수 침전물) 등을 부원료로, 폐유나 폐타이어를 보조 연료로 사용해 만든 시멘트를 말한다. 쓰레기 시멘트에서 검출되는 6가크롬은 크롬에 고온이 가해져 생성되는 물질로 아토피 등 피부염을 비롯, 폐암과 위암 등을 유발하는 맹독성 발암물질이다. <문화일보> |